[요행악어의 세계일주 +012일] 험난했던 역사를 이겨내고 부활한 태산의 대묘 (岱庙 다이묘)

行 여행 Travel|2018.05.25 03:25

4월 11일 태산 등산 후에 찾아 온 근육통과 함께 아침을 맞이했다.

5년 전 태어나서 처음 가 본 헬스장에서 스쿼트 150회를 하고 찾아왔던 근육통과 맞먹는 아픔..



 [요행악어의 세계일주 +011일] 진시황이 올랐던 하늘로 가는 길. 중국 태산(泰山)에 오르다.





태산은 어제 이미 올라갔다 왔으니 오늘은 이렇다 할 스케쥴이 없었다.


꿀잠을 위해 핸드폰에 설정되어 있는 알람도 전부 꺼 놓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시계를 보니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

 일어나니 도미토리 안에는 아무도 없다. 물론 매우 꿀잠이었다.





다리는 아프고 밥은 먹어야겠고.. 눈을 비비고 주변을 살펴보니 반가운 친구가 하나 있다.

태안으로 오는 기차에서 먹으려고 샀지만, 끝내 먹지 못했던 컵라면..!!!

도미토리 안에 있는 포트에 물을 끓여서 간단하게 점심해결했다.


컵라면을 흡입하고 잠시 멍을 때리고 있었는데 리 형님이 돌아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곡부에 있는 또 다른 세계문화유산인 공자묘를 다녀 오셨다고 한다. (존경...)

잠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대묘는 볼 만하니 꼭 보라며 추천을 해주었고

다음에 또 볼 날을 기약하며 그렇게 리형님과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리형님의 영어가 서툴러 거의 중국어로 대화했지만, 

알기 쉽게 천천히 쉬운 단어로 얘기해 준 리형님 덕분에 중국어 공부도 많이 되었다. 

지금도 이곳 저곳 여행 중인 리형님! 감사하고 늘 응원합니다~!




한 걸음 한걸음 움직이는게 힘들긴 했지만, 리형님의 추천도 있고

걸으면 좀 나아지려나 하는 생각에 호스텔 바로 건너편에 있는 대묘(岱庙)로 향했다.


사실, 대묘에 도착해서 안내문을 읽기 전까지는

 '대묘' 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잘 몰랐었을 뿐더러 흥미도 없었다.

왜냐하면 현재 대묘는 태산의 입구격인 홍문과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데다가

홍문과 태산의 사이에는 이미 수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서

 전혀 연관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다.


하지만 원래 대묘는 태산의 산기슭에 위치한 태산의 신에게 제사를 드리던 사당이자,

중국의 황제들이 태산에 오르기 전에 머물던 행궁이기도 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세 번 강조 = 진지함)




쓸데없이 길었던 인트로는 이쯤으로 마치고, 대묘의 정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빠른..? 전환!!)

바이두에서 체크해 본 결과, 대묘의 입장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겨울인 11월 ~ 2월 사이에는 8시 ~ 5시 까지,

봄, 가을 인 3월~4월, 9월~10월은 8시 ~ 5시 반 까지,

가장 피크 시즌인 5월 ~ 8월은 8시 ~ 6시 까지 였다.


다만, 운영시간은 현장에서 한 번 더 물어보기를 권장한다. (2018년 4월 기준)

나 같은 경우 4월에 방문했지만 6시까지는 문을 연다고 했었다.




입장료는 일반표가 30 위안(2018년 4월 기준)이고, 우대표가 15위안이었다.

(알리페이 결제는 가능했으나, 위챗페이 결제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학생 할인이 가능하다고 되어있다. 

국제학생증도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챙겨가서 나쁠 건 없으니 챙겨 가보도록 하자!


태안시에서 대묘에 가는 방법은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는 방법 두 가지이다.

태산국제호스텔에 묵고 있다면 걸어서 5분 거리이지만 

만일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면,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 4번, 6번, 24번, 33번, 39번을 탑승하면 되고,

택시를 탈 경우 따이먀오!(岱庙 daimiao) 라고 말하면 된다.



[중국 태안 호스텔] 태산, 대묘에서 가까운 태산국제유스호스텔 (泰山国际青年旅舍) 상세 리뷰




대묘를 들어가기 전에 앞에 있는 도교사원 요삼(遥参亭)  들어가 보았다.

고대 황제들은 대묘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 곳 요삼정에 들려 참배를 했다고 한다.

도교에 대해 그렇게 많은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도교의 신들이 모셔져 있는 듯 했다.




실은.. 요삼정을 둘러볼때 까지만 해도 요삼정이 대묘인 줄 알고 

'생각보다 빨리 봤네?' 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오늘 스케줄 끝~~~!"

그렇게 숙소에 돌아가려고 하는데 눈 앞에 커다란 성이 하나 보였다.


오늘의 주인공인 대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던 것.. 

(근처에서 길 물어봤을 때 할머니가 요삼정이 대묘라고 했....)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티켓을 사고 대묘의 정문인 정양문(正阳门)을 지나 대묘로 들어갔다.




위풍당당 정양문을 지나면

 커~다란 안내문과 얼핏봐도 몇 백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고목이 보이는데,

 안내문을 읽고, 다시금 고목을 보니 대묘가 어떤 곳인지 대충은 알 수 있었다.


안내문을 지나 조금 걸어서 들어가니 길게 늘어서 있는 벚꽃 나무들이 보인다

'지금 쯤 칭다오에는 벚꽃이 활짝 피었으려나..?'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던 칭다오의 중산공원도 잠시 떠올려 보았다.



[요행악어의 세계일주 +009일] 오늘은 내 생일! 칭다오 중산공원에 벚꽃이 피었을까? (Feat.맥주거리,티비타워,박물관)




'그냥 저냥 복원된 공원같은 곳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별 기대없이 온 곳이었는데

 대묘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 된 태산의 일 부분이었다.

지금은 성벽도 말끔하게 복원되어 있고 내부도 여느 공원 못지않게 잘 꾸며져 있지만,

이곳 대묘 역시 역사의 바람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외세의 침략으로 어지러웠던 청나라 말기,

청나라의 몰락과 중화민국의 등장, 청일전쟁, 국민당과 공산당의 전쟁.. 

대묘는 그 험난했던 역사의 현장에 있었고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다행히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쫓겨난 후 공산당은 대묘를 수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순탄히 진행되는 듯 했으나,

다시금 중국은 문화대혁명이라는 큰 폭풍을 맞게 되고 

이 기간 동안 또 다시 대묘는 크게 훼손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정양문을 들어가서 조금만 앞으로 걸으면 양쪽으로 문이 하나 씩 있는데

왼쪽은 당홰원(唐槐院), 오른쪽은 한백원 (汉柏院)이다.

먼저 왼 쪽에 있는 당홰원(tanghuaiyuan 한국어 발음으로는 당괴원)으로 가보았다.


대묘 곳곳에는 이렇게 중국어, 일본어, 영어, 한국어가 함께 쓰여있는 안내문이 있다.

번역에 조금 부자연스러움이 있지만, 없는 것 보단 있는 것이 열배는 고맙다.

덕분에 영어나 중국어를 번역해야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으니까~ ㅋ




당홰원을 대표하는 당괴포자 (唐槐抱子)

영어로는 The Tang pagoda embraces her child. 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글로 번역하자면 '아이를 품은 당나라의 회화나무'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 비석에는 한자와 영어로 밖에 해설이 되어 있지 않았기에 한글로 번역해 보았다.


이 당(唐) 회화나무는 수 많은 황제들과 문학가들이 시를 남겼을 만큼

한백원에 있는 한백(汉柏 한무제가 심은 편백나무)와 함께 대묘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이다.


하지만 1951년 이 나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여 죽게 되고,

이를 아쉽게 여긴 사람들은 죽은 당 회화나무 위에 작은 회화나무 묘목을 심게 되는데

후에 이 모습이 엄마의 품에 안긴 아이의 모습같다하여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당홰원 안에는 당홰원이라는 이름답게 회화나무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회화나무는 8월에 황백색 꽃이 나무 전체를 뒤 덮을 만큼 많이 핀다고 하는데,

8월에 대묘를 방문한다면 당홰원 전체가 황백색 꽃으로 뒤덮여 있는 장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500년~1000년 정도 된 회화나무가 열 그루 정도 있다고 한다.

자라기도 빨리 자라는데다가, 별다른 손질 없이도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나무라고.




 태산에 비해 관광객이 현저하게 적은 대묘에서는 여유롭게 좋은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오랫만에 평화를 느끼며 성벽에 올라가서 영상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성벽 밖에서 얼핏들어도 엄청난 인파가 느껴지는 웅성거림이 느껴진다..


 고개를 빼꼼 내밀어 아래를 보니 파란 모자를 쓴 학생군단이... ㅠ

다행히 학생들은 빠른시간 내에 스캔하듯이 대묘를 관람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 버렸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다 비슷한 듯..)




잠시 고등학생 단체로 인해 흔들렸던 멘탈을 바로잡고

 성벽 안쪽 천황전 너머로 보이는 태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날이 좋다면 남천문까지 보일까?'

날씨가 흐려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풍경이었다.




성벽을 내려와 향한 곳은 맞은편에 있는 한백원.

한백원을 들어서니 동그란 연못이 하나 있다.


연못에서 물고기들을 보며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인형같이 귀여웠던 아이!

아이들만 보면 아빠 미소가 절로!! (나이 탓일까..)




한백원 곳곳에는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비석들이 놓여져있다.

벽을 따라서 길게, 벽 앞으로도 빼곡하게 

누가 썼는지 언제 쓰였는지 일일히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분명 당시 이름 좀 날렸다던 시인이나 문학가들의 작품이 아닐까?




그리고 한백원을 대표하는 나무이자, 대묘에서도 가장 유명한 나무인 한백(汉柏).

정말 한 폭의 그림같았다.


관람객이 많지 않았던 덕분에 한백을 배경으로 인생샷도 한장 건질 수 있었다.

이번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 중 개인적으로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맘에 드는 사진.




바로 옆 왼쪽에 있는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 나무가

한무제가 직접 심었다는 한백연리 (汉柏连理)이다. 

  연리 (连理)란 두 그루의 나무가 붙어서 한 그루의 나무 처럼 자라는 형태를 뜻한다.


개인적으로 느낀 대묘의 감상 포인트는 대묘 안의 고목들이었다.

대묘의 건물들은 대부분 현대에 들어 재건 된 것들이라 큰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몇 백년을 넘는 세월을 견뎌내며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목들은

살아있는 역사이자 감동 그 자체였다.




한백원의 감동이 여운이 될때 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배천문으로 향했다.

대묘의 중간 문 격인 배천문안에는 수묵담채화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그림이 하나 있었는데,




飡移可了飡移可 鰓友綱唉飡移可曜


익숙하면서도 아름다운 문구. 천천히 음미하며 해석해보길 바란다.




해석하자면 이렇다.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강애손이가요. 

(위의 그림과 1% 도 상관없는 아재개그입니다. 하하하..)




아재개그를, 배천문을 지나 우화도원에 들어가면 펼쳐지는 풍경들이다.

사진과 같이 곳곳에 석각들이 펼쳐져 있고, 

태산에서는 인기만점이라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도 힘들었던인기쟁이 오악독존비

아무도 알아주는이 없이 쓸쓸하게 서있다.




우화도원의 곳곳에 있는 석각들과 비석들을 지나면 

한 쪽 끝에 태산 지질공원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태산 지질공원박물관 안에는 태산의 지질학적인 내용과

역사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질공원박물관을 나오니 해가 슬슬 저물어 간다.

우화도원의 한 켠에서 태극권을 연마(?) 하고 계시던 어르신들.


나의 인생 첫 태극권 구경이었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인생 처음인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제 시작한 세계여행의 첫 번째 나라인 중국에서도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하는데

앞으로 가게 될 나라들을 떠올려보니 괜히 더 두근두근..!!




다음으로 향한 곳은 세계문화유산인 태산의 건축물 중에 가장 보존상태가 좋다는 동어좌.


동어좌는 처음 원나라 시대에 건축되어 청나라 건륭제 때에 확장되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동어좌는 청나라때에 재건된 모습 그대로라고 하는데,

확실히 대묘의 다른 건축물들에 비하면 어느정도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드디어 대묘의 하이라이트인 천황전

기대되는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다보니 천황전이 가까이보이는데..


공사중이다.. (털썩...)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내 여자친구에게는 '비여자' 라는 별명이 있다. (뜬금포 여친소)


 비를 뿌리는 능력이 있기 때문인데, 평소에는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 능력은 여행가거나 데이트를 해야지만 비로소 발휘가 되는데,

십중팔비. 열번 중 여덟 번은 비가 내린다. 

(이번 3월에 친구와 제주도에 갔을 때는 비바람을 동반한 폭풍우가 왔었음.)



그런데.... 여행을 계속하다보니 느끼게 된 건데,

나에게는 멀쩡한 곳도 공사를 하게하는 능력이 있나보다... (가는 곳 마다 공사 중임..)


 공사남....? 




불행 중 다행.. 천황전의 외부만 공사 중이었고 내부에는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천황전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렇게 커버를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따로 돈을 받고 있지는 않았고 무료라고 쓰여져있다. (일부 블로그에는 돈을 냈다는 정보가 있었기에)


천황전 안으로 들어가면 중간에는 커다란 태산의 신의 상이 있고, 

한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벽화가 세 면의 벽을 가득 채우고있다.

아쉽게도 천황전 내부는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어 벽화를 촬영할 수는 없었다. 


조명이 어두워 하나하나 자세히 보기는 힘들었지만,

 고목들과 더불어 대묘를 상징하기에 충분할 만큼 보존상태가 좋고 가치있는 작품이었다.




천황전을 나와 마지막으로 대묘 곳곳을 둘러보다 발견한 전시관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대묘 안에는 이렇게 거북이형상을 한 석비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석비가 세워진 시기에 따라서 거북이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봤던 거북이 비석에도 이런 비밀이..!! (혼자 흥분)




대충 한 두 시간 둘러보고 나올 참이었던 대묘 구경은 장장 4시간에 걸쳐 끝이났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가 정해졌다.


몇일 전까지 북쪽으로 갈까, 남쪽으로 갈까 고민을 조금 하긴 했지만,

비를 몰고 다니는 비여자 여자친구가 비를 뿌리러, 아니 나를 만나러 시안(西安)으로 오는 비행기표를 샀다.


역사와 스토리로 가득한 도시 베이징에서 8일을 보내고 

중국의 옛 수도이자 진시황이 잠들어 있는 시안으로 여자친구를 만나러간다.




내일은 밀린 블로그도 정리하고 아픈 다리도 좀 쉬게 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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