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행악어의 세계일주 +009일] 오늘은 내 생일! 칭다오 중산공원에 벚꽃이 피었을까? (Feat.맥주거리,티비타워,박물관)

行 여행 Travel|2018.05.01 02:12

4월 8일 생일 당일 날. ( 이미 지났지만 추카추카 해주세요!!)

전 날 기분좋게 취해 잠들어서 12시 쯤 느지막하게 기상.

졸린 눈을 비비며 창문을 열어보았는데, 몇일 전 만해도 쌀쌀했던 날씨가 제법 풀려있다. 


'오늘은 벚꽂이 피었으려나?'




3년 간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제대로 된 벚꽃 구경하는 일 참 힘들었다.


1년 간 워킹홀리데이로 있었던 오키나와.

오키나와는 벚꽃이 1~2월 사이에 피기는 하지만..! 꽃송이 째로 툭...! 떨어져버린다.

(벚꽃잎이 초속 5cm로 떨어지고 그런 일 없음... 벚꽃송이 초속 5m)


그 다음 년도 4월은 호주의 열대기후인 털리 바나나 농장에 있었기 때문에 

벚꽃의 'ㅂ' 자는 커녕.. 사람만한 바나나 번치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어깨로 받아내서 나르는 막노동을 하고있었고..


호주 골드코스트 역시 벚꽃과는 조금 거리가 먼 도시이기에 

3년 연속 벚꽃이 휘날리는 풍경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우연히 가게 된 칭다오 중산공원에 벚꽃길이 있다는 사실을 3일 전 알게 되었고,

심지어 벚꽃들이 만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매우 많이 보고싶다.. ㅠㅠ



[요행악어의 세계일주 +006일] 칭다오 동물원, 중산공원, 타이동 야시장 그리고 아쉬운 이별..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빠르게 나갈 채비를 하고 어제 먹었던 이름모를 화덕빵 가게로 향했다.

이번에도 사장님이 방금 구워냈다며 김이 모락모락나는 봉투를 건넨다.


"이거 메뉴 중에 어떤 거에요?" 라고 물어보니 어제 먹었던 것과 같은 메뉴라서


 "어제 먹어봤어요! 다른 거 주문해도 되요?" 라고 물어보니,


 "그럼~! 금방 만들어줄게~ 뭐 줄까?"  라며 물어보시는 친절한 사장님!


"그럼.. 소고기로 주세요!"




[요행악어의 세계일주 +008일] 100년의 역사 칭다오 맥주박물관, 타이동 맥주거리에서 생일 전야제




주문과 동시에 반죽을 시작하시는 사장님!

옆에 계시는 사모님께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오히려 사장님한테 "사진찍으려고 하는데 왜 그렇게 가리고 있어~ 좀 보이게 해야지!!" 하고 사장님을 혼내시기까지...!! ㅋㅋ


 그리고 어제 미처 물어보지 못했던 이 음식의 이름도 물어보았다.

이 음식의 이름은 锅盔 (구어퀘이). 사전을 찾아보니 밀가루로 만드는 밀전병의 한 종류라고 한다.


만두처럼 반죽 안에 소를 넣고, 손바닥 만한 크기로 얇게 밀어 핀 뒤에 깨를 솔솔~ 뿌리고,

화덕 안쪽에 반죽을 붙여서 구우면 손바닥 네 개 만한 크기의 마성의 음식!! 구어퀘이가 완성!




사장님께 "이거 너무 맛있어요!! 어제 먹고 또 먹는거에요!!라고 하니까

"그럼 한국가서 장사해도 되겠다!" 라고 하시며 매우 뿌듯해 하셨다.

다음에 칭다오가면 또 먹으러 갈게요! 아니면 한국 진출! 기대하겠습니다 ㅋ


한 손에는 구어퀘이, 가는길에 코코에 들려 또 한 손에는 버블밀크티(珍珠奶茶)를 들고 중산공원으로 향했다.




란티안 가든 호텔부터 중산공원의 북쪽 입구까지는 도보로 약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중산공원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사람 냄새가 가득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길을 따라 활짝 피어있는 벛꽃들, 공원에 앉아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상가에 걸터앉아 농담을 주고 받는 이웃 주민들의 모습.

정겨운 사람사는 모습들을 구경하며 걷다보면 흐믓하고 들뜬 마음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더운 날씨라면 땀이 조금 날 수도 있겠지만, 

여유가 있다면 천천히 걸으며 칭다오 거리의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북쪽 입구에 거의 다다를 때 즈음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가 들려온 곳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보니 넓은 광장에 시장이 들어서 있다.


여행을 하며 얻게 된 지식 중 하나.

 어느 나라를 가던지 처음 들려보아야 할 곳은 시장인 것 같다.

현지의 물가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기 가장 좋으며, 그 나라의 주된 식재료와 음식을 한눈에 파악하기가 쉽다.


그리고 또 하나.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가느냐도 참 중요하다.




버스를 타고 동물원을 갈 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동물원의 북쪽 입구이자 중산공원으로 향하는 북쪽 입구는 정상의 조금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초입부터 입구까지는 오르막길이 약 20분 정도 계속되므로 여름엔 버스를 타고 가는게 정답일 듯 하다.


북쪽 입구를 지나면 중산공원으로 향하는 내리막 길이 펼쳐진다.

 길을 내려가다보면 동물원의 서문도 보이고, 울타리 안쪽으로는 판다의 우리가 보인다.


며칠전 동물원을 갔을 때 줄창 누워있기만 했던 판다가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일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팬 서비스를 해주고있다.

 



'푸근한 날씨~! 화창한 날씨~! 벚꽃만 피어있다면 완벽한 하루일텐데..!'




내리막 길을 성큼성큼 힘차게 걸어, 두근두근 긴장된 마음으로 드디어 도착한 벛꽃길!!


 '느므하다... 내 맘도 몰라주고..ㅠ '


듬성듬성 벛꽃이 피어있기는 하지만, 몇 일전과 거의 비슷한 풍경..

 이번 년도에도 활짝 핀 벚꽃 구경은 실패.. ㅠ (눙... 눙물 좀...)




그나마 다행이라면

 몇 일 전과는 달리 푸근하고 화창한 날씨,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온 가족들의 웃음꽃이 가득했다.

(그래도.. 내 벚꽃은... 내 눙물은.... ㅠㅠ)


벚꽃이 피어있었다면 중산공원에서 벛꽃구경을 하며 느긋이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플랜 B. 칭다오 시립 박물관으로 향했다.



 

먀오링루역(苗岭路站) 부터 박물관 까지 걸어가는 길은 아니나 다를까 공사 중이었다.

아마 주석 시진핑이 방문하기 전까지는 칭다오 전역이 공사중이지 않을까 싶다.

아마 방문 이후에도..


그리고, 중산공원역에서 지하철타고 먀오링루역(苗岭路站)에서 내려 박물관 까지 걸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다..

버스를 타면 박물관 앞에서 바로 내릴 수 있으므로 


칭다오 시립 박물관을 갈 때에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을 추천!




역부터 박물관 까지 오는길에 공사하는것까진 좋았는데..

박물관 입구가 공사 중이다.. 그리고 막혀있다...!!! 


별다른 공지가 없어 공사 중인 입구를 지나 박물관 문을 열어보았는데 심지어 문도 잠겨있다..ㅠ


멘붕.....!!!



폐관시간을 약 한 시간 반 정도 앞두고 박물관에 도착한 상황.

'문을 벌써 닫았을리는 없는데.. 내부수리 중 인건가??'


 잠시 숨을 가다듬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박물관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박물관 왼쪽 코너를 지나자 건너편에 다른 문이 보인다.

그리고 다행히 안에 사람도 있고 문도 열려있다!!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호들갑)


입구로 들어서자 경비를 서시는 분이 여기는 입구가 아니라며 왼쪽으로 더 돌아가면 입구가 있다고 알려주셨다.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는 '한국사람이니?' 라고 묻더니 

 '안녕하세요!' 정확한 발음으로 잘 가라고 한국어로 인사해주셨다 ㅋ




 가슴을 조리며 머~언 길을 돌고 돌아 도착한 칭다오 시립 박물관의 모습!

생각했던 것 보다 건물의 규모가 크고 웅장했다.


입구에는 중국 대부분의 박물관이 그렇듯이 소지품을 검사하는 엑스레이가 있고 경비원이 그 옆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폐관을 약 한 시간 정도 앞두고 있어서 일까, 별다른 소지품 검사나 여권 확인 없이 입장했다. 

입장 후 바로 앞에 있는 안내데스크에 한국어 안내 팜플릿이나 음성 가이드 기계가 있는지 문의해봤으나,

현재 (2018년 4월 8일 기준) 한국어 팜플릿과 음성 가이드는 없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익숙한 언어가 들린다.


칭다오에 약 일주일 정도 지내면서 한국사람을 거의 마주칠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에서만 한국여행사 투어 팀이나 보았다. 

칭다오 투어에는 꼭 포함되어있는 코스인듯..



박물관의 주된 전시 내용은 

칭다오를 중심으로한 중국 산동(山东) 지방의 석기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는 전시품들과 해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조금 여유롭게 보고 싶었는데 폐관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을 뿐더러

아직 박물관에 쓰여있는 중국어를 전부 이해할 정도의 레벨이 아니기에 빠르게 슥슥~ 지나치며 보았지만, 


상설 전시는 박물관의 넓은 공간에 비해 비교적 적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고,

여유롭게 본다 하여도 2~3시간 정도면 다 볼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었다.




음성 가이드 기계나 한국어 해설이 있었다면 좀 더 칭다오의 역사에 대해 알 기회가 되었을텐데..

아직 나의 짧은 중국어로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시간도, 실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다음번에 방문했을땐 자동음성안내기계라도 지원해주었으면 하는 작은바램!

(칭다오 시장님 보고 계신가요!?)


열심히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덧 폐관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박물관을 나와 버스를 타러 가는길에 박물관 앞에 있는 대극장이 궁금하여 잠시 들려보았다. 




역부터 박물관까지 걸어오는 길에 멀~리서 부터 보이던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극장은 

아직 오픈도 하지 않은 Brand new!! 개봉박두를 앞두고 있는 새로운 건물이었다.


안내 표지판도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채로 세워져 있고, 주변 인도와 도로는 열심히 공사 중.

칭다오는 어딜가나 꽃단장, 새 단장으로 바쁘게 변화하고 있다.


대극장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하는 길,

버스 안내방송에서 다음 정거장이 중산공원임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내릴까.. 말까.. ' 




하루종일 걸어서 다리도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했는데

아쉬운대로 다시 한번 벚꽃길을 걷고싶어서 그냥 내려버렸다.


다시 돌아온 중산공원의 벚꽃길.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마다 웃음꽃을 피우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년에는 활짝 핀 벚꽃을 꼭!! 볼 수 있기를..!




천천히 벚꽃길을 걸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저 멀리 칭다오 티비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호스텔에서 만났던 루카가 칭다오 티비타워에 대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칭다오 티비타워는 꼭 가 볼 필요는 없지만 시간이 있다면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오늘 시간이라면 얼마든지 있는 나.

아마 지금 이 시간 칭다오에서 제일 시간 많은 사람을 꼽으라면 나는 Best3에는 무조건 들어갈 터.  


WHY NOT? 그래서 올라갔다.




동물원 서쪽 입구에 있는 표지판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올라가면

'티비타워 요기로 올라가면 됨' 이라는 나무 간판이 보이고

끝은 보이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티비타워 입구에 도착한다.


생각보단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계단이 좀... 많다. 


그리고 가로등이 없다. 정말 한 개도 없다.




칭다오 티비타워의 입장료는 100위안. (한화 17000원)

당연히 안 올라간다. 100위안이면 란티안 가든 호텔에서 3박을 할 수 있다.


물론 타워에 올라간다면 더 높은 곳에서 넓은 시야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겠지만,

굳이 티비타워에 올라가지 않고도 충분히 칭다오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TIP!

혹시라도 티비타워에 들어가고 싶다면 취날(qunar.com)이나, 중국의 다른 여행 어플을 미리 검색해 보는 것을 추천!

 70~80 위안에 입장이 가능한 바우처를 판매하고 있어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다.




7시가 조금 덜 된 시간. 

저 멀리 보이는 산 위의 해는 구름 속에 숨어있어 일몰은 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일몰을 기대하고 올라 온 것은 아니지만 괜히 또 아쉽다.

목표는 야경이니까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두워 질 때까지 기다려봐야지!




그렇게 빙글빙글 타워 주변을 돌면서 풍경을 감상하기를 약 20분 정도 

구름 속에 가려져 있던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서서히 산 뒤로 모습을 감춰버린 해를 신호로 하듯,

도시에는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고 높은 빌딩들에도 하나둘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티비타워를 돌면서 보는 칭다오의 야경은 사면이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다가 보이는 풍경, 고층 빌딩들이 즐비한 도시의 모습, 해가 지나가고 어둠이 내려앉은 산의 그림자.


별다른 기대없이 올라 온 곳이지만, 뜻 밖에 좋은 장소를 찾은 느낌!

칭다오의 야경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남산에 올라가 서울의 야경을 처음 본 것이 갓 스무살이 되었던 해로 기억한다.

바쁘단 핑계로, 가깝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처음 본 서울의 야경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아름다워 입을 벌리며 넋 놓고 쳐다봤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누군가 나에게 '내 인생에서 서울의 야경을 본 적이 몇 번인가?' 고 물어본다면 

아마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횟수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내가 살고있는 도시의 야경을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자주하게 되는 일은 아닌 듯 하다.


야경뿐만이 아닐 것이다. 가까이 있는 것들은 왠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 소홀히 하기 마련이다.

 '언제든 가볼 수 있으니까.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라는 핑계를 삼아.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특별한 것들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않다.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도, 늘 내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도 그리고 행복도.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은 칭다오의 야경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덧 시간은 8시.

이제 오늘의 마지막 장소로 향할 시간이다.


이미 어두워질대로 어두워진 시간.

가로등 하나 없는 계단은 핸드폰 플래쉬 없이는 내려가지 못 할 정도로 어두운 상태이다.


갑자기 고양이라도 튀어나오면 내 심장도 같이 튀어나올 듯이 쥐 죽은 듯 조용하고 어둡다.. ㅠ (눙.. 눙물..)


연인들에게는 좋은 장소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칭다오 시장님은 연애를 좀 아시는 듯..




다행히 고양이나 이름모를 생물체 같은 건 튀어나오지 않아

무사히..(?) 심장을 챙겨 하산할 수 있었다. 


닭똥집처럼 쫄아버린 심장을 추스리고 거리를 따라 내려가는데

저기 건너편에서 쿵쾅쿵쾅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무슨일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니 도로변에 제법 넓은 광장이 있었고,  

고요했던 티비타워와는 다르게 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 시간 쯤 중국에 있는 공원이라면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는 아주머니, 할머니들,

 공원 이곳저곳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술 한잔하는 아저씨, 할아버지들.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중국 밤거리의 분위기가 참 좋다.




활기가 넘치는 공원을 지나 조금 걷다보니 낮에 지나왔던 길거리에 도착했는데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

해가 질때 쯤 부터 하나 둘 생겨나는 보따리 장사꾼들로 어느새 길거리는 밤거리 장터로 변해있었다.


살 물건은 딱히 없지만 자꾸만 보게 되는 길거리 장터의 매력!

밤거리 장터를 요리조리 구경하며 걷고 걷고 또 걸어 도착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는


 바로 칭다오 맥주박물관 앞의 칭다오 맥주거리!


어제 먹었던 타이동 맥주거리에서의 생일 전야제에 이어 

생일 당일을 축하하기 위한 마지막 코스~!



하지만!!


기분좋게 생일을 마무리하려 했던 맥주거리의 한 가게.

이 곳은 나에게 칭다오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맥주거리에 도착해 여러가게를 둘러보다가 호객꾼이 한국어 메뉴를 내미는 가게가 있어 메뉴를 봤는데

안주 가격이 나쁘지 않아 먼저 맥주가격을 물어보았다.


다른 가게들이 대부분 1.25리터 원장맥주 피쳐를 40~45 위안에 팔고 있던 반면,

이 곳은 원장맥주와 순생맥주 1.25리터 피쳐를 똑같이 30위안에 팔고 있다고했다.  

혹시나 내가 잘못 들었을까 종업원에게 몇 번이고 확인한 후 자리에 착석.


 생일이니까 음식도 조금 넉넉하게 주문했다.

 까라(바지락 볶음), 오징어 꼬치 구이, 꿔바로우(찹쌀 탕수육) 그리고 원장맥주 1.25리터.




먼저 나온 오징어 꼬치는 구워졌다기보단 미리 조리한 것을 데워서 나온 느낌.


까라는 어제 너무 맛있게 먹어서 가장 기대했던 음식인데

 어찌 된 까닭인지 불 맛이 아예 없고, 접시 바닥에 이미 바지락에서 빠져나온 물이 그득하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음)

실망한 마음을 조금 추스리고 마지막 꿔바로우(锅包肉)만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온 꿔바로우! 다행히 꿔바로우는 맛있었다.

쫀득하면서 바삭바삭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소스가 입혀져 있어 

앞서 나온 음식에 대한 서운함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음식이 맛없던 것은 아니다. 어제 이미 너무 맛있는 것을 먹어서 그랬을지도!

어쨌든 여기까지는 아무일 없이 잘 지나가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받아 든 계산서는 160위안. 

111 위안 이어야 할 계산서가 160 위안으로 가격이 훌쩍 올라있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나 영수증을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꿔바로우(48 위안) -> 58 위안.

오징어 15위안 그대로.

 까라가 (18 위안) -> 22위안.

30위안 이어야 할 원장 맥주가 60위안.

그리고 휴지 3위안

식기 세트비용 2위안


휴지, 식기 세트비용은 식당마다 청구하는 곳이 있기도 하니까 5위안은 그렇다 치고,

44위안이 더 청구되어있었다.


 원장맥주 피쳐가 30위안이라는 것을 밖에 있는 호객꾼에게도, 서빙을 하는 종업원에게도 몇 번이나 확인을 했고,

아무리 그래도 30 위안의 맥주가 60 위안이 되는 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수증을 들고 카운터로 가서 하나하나 얘기하면서 수정하니까 결국엔 116위안.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이라도 속이려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일이라 기분좋게 한잔하고 들어가려던 거였는데.. 조금 찜찜한 기분이 되어버렸다.



*칭다오 맥주거리의 가게들은 메뉴판에 맥주가격이 표시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맥주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카톡~!' (자동음성지원)



찜찜한 기분으로 계산을 마치고 숙소로 걸어가고 있는데 카톡이 하나 왔다. 


'생일 축하 메세지려나? '




'이 편지는 영국으로 부터 시작되어... '


헐... 이것은 행운의편지..!! 


최근 개인 핸드폰이 생겨 카카오톡을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의 조카에게서 온 카톡..

조금 찜찜한 기분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난데없이 웃음이 빵~! 터졌다.



'ㅁㅁ아~ (조카이름은 비공개) 삼촌 오늘 생일인데 행운의 편지 보내는거야? ㅋㅋ'


라고 답변을 보냈지만 조카는 묵묵부답! ㅋ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바로 큰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기 ㅁㅁ 학부모님~ 따님이 삼촌 생일에 행운의 편지를 보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큰누나도 얘기를 막 들었는지 터지는 웃음을 참지못하면서 얘기했다.

ㅁㅁ이가 엄~청 걱정하는 눈빛으로 '삼촌 전화야? 엄마?' 라고 했다며.. ㅋ


10장을 안 보내면 가족에게 닥칠 위험이 찾아오기에 누군가에게는 보내야겠고, 

야심한 밤에 마음을 졸이며 보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얼마나 걱정이 됐을까.. ㅠ

어쨌든 그 중에 당첨된 한 명이 나라는 웃픈 사연 ... ㅋ


괜찮아 삼촌도 어렸을 때 300장은 넘게 보냈어... 가족의 안전을 위해 ㅋㅋㅋ


자칫 조금 우울하게 끝날뻔했던 생일인데 

어느덧 카톡으로 삼촌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낼 만큼 훌쩍 커버린 조카 덕분에 

내 생일은 큰 웃음과 함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내일은 드디어 칭다오를 떠나는 날.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잠시 준비의 시간을 가지려고 들린 칭다오에서 너무 많은 추억들이 생겨버렸다.

앞으로 펼쳐질 풍경, 앞으로 만나게 될 인연들이 벌써부터 너무 설레이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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